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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먹고 잘 놀고 잘 자고/찐맛집추천

[해운대맛집] 해리단길 라멘 맛집, 나가하마만게츠. 평일 웨이팅 솔직한 후기. (feat. 타이백스트리트)

by 게으른 야망가 2023.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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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볼일이 있어 평일에 잠깐 시간을 내서 해운대를 다녀왔는데,

생각보다 일정이 빨리 끝나 오랜만에 맛있는 걸 좀 먹어볼까 하고 카카오맵을 뒤졌다.

 

개인적으로 맛집 서치하는 나만의 기준이 있다.

 

1. 절대 네이버 리뷰는 안 믿는다. 무조건 카카오맵의 리뷰만 본다.

2. 별점 비공개 및 3점 이하는 아예 거른다.

3. 맛집은 4점 이상으로 공략한다.

4. 블로그 리뷰 개수가 100개를 넘어가면 의심한다. (체험단 리뷰 가능성 높음)

5. 별점 리뷰가 10개 내외인데 4점 후반 혹은 5점이면 맛집이거나 엄청 친절한 집이다.

6. 별점 리뷰가 블로그 리뷰보다 신뢰도 높다.

 

그렇게 봤을 때,

해리단길 나가하마만게츠는 카카오맵으로 봤을 때 254건의 별점에 4.2점이므로 맛집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볼 수 있다.

(블로그 리뷰가 800개가 넘지만 그건 워낙 유명한 맛집이라 그런 경우고, 이 정도 웨이팅이 있는 맛집이 블로그 체험단을 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이건 무시한다.)

 

 

리뷰 몇개를 보니 평일에도 웨이팅이 있다고 해서 보니, 테이블링으로 원격 줄서기 예약도 가능했다.

원격 줄서기는 실제 매장 앞에 2팀 이상 대기가 발생할 경우 가능하다.

 

점심시간은 살짝 지난 오후 12시 30분에 원격 줄서기 접수를 하려고보니

 

뭨????

64번?????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냥반들....

출근 안 하나.....

 

그 유명한 해운대 암소갈비도 대기번호가 10번대였는데....(물론 점심시간에 한우갈비를 구워먹는 사람이 드물긴 하지만)

 

 

해리단길. 요즘은 형광펜 칠한 곳들까지 점점 번져서 가게들이 많이 생겨났다.

 

일단 가게 앞에 주차는 불가하다.

인근에 공영 주차장이 있긴 한데 나가하마만게츠에서는 가까운 편이지만 다른 가게들과는 거리가 좀 멀다.

 

근데 아무래도 워낙 해리단길에 식당이 많이 생기다보니, 암묵적으로 갓길 주차가 허용되는 분위기다.

단속하기도 어려운 게 통행량이 많은 동네도 아니고, 거의 대부분이 식당에 밥 먹으러 가는 사람들 뿐이라...

적극적으로 단속하거나 제재하지는 않더라.

 

대략 한 시간 정도를 기다렸을까...

줄어도 줄어도 줄지 않는 대기번호....

한 시간 남짓 기다려서 겨우 대기번호는 20번대...

라멘집이 회전율이 그리 나쁘지는 않을텐데...

 

아침 점심 공복으로 오후 1시 30분이 넘어가니...

배고픔에 몸부림이 쳐졌다.

줄어들 생각도 안 하고 자꾸만 늘어나는 관광객 손님들.....

 

 

배고픔을 이기지 못한 나는

나가하마만게츠 바로 앞에 있는 태국식당에 들어가고야 말았다.(!!!)

다음 로드뷰. 타이백스트리트.

 

너무 배고프니까 빨리 나올 수 있는 뭐라도 좀 먹자.

 

 

 

메뉴는 다양하게 있었지만,

역시 난 언제나 팟타이지.

 

팟타이 하나 주세요!

 

기다리고 있는데 어라? 번호가 쭉쭉 빠진다?

 

뭔데 시발

 

이미 주문은 들어갔다.

이렇게 된 이상 빠르게 흡입하기로 한다.

 

너무 많이 먹으면 라멘 맛없단 말이야.

 

ㅠㅠ 볶음밥 시킬걸...미친 면 먹고 또 면 먹네....

 

 

 

 

먹음직스럽게 나온 팟타이.

근데 지금 벌써 10번대로 줄었다.

이새끼들 한꺼번에 와서 한꺼번에 나가는 것이냐!!!

 

 

시장이 반찬이라 만약 팟타이가 생각 이상으로 맛있었다면 만게츠는 아쉽지만 다음 기회에 안녕으로 남겨두고, 팟타이를 정석으로 제대로 즐겼을 거 같다.

 

근데...

음....

 

 

 

내가 생각하는 팟타이와는 좀 거리가 있는 새로운 느낌의 팟타이였다.

일단 새우도 너무 통통하고 계란도 부드럽고 팟타이에 필수적인 땅콩 분태도 팍팍 넣어줘서 좋았는데...

 

면이 너무 질척거렸다.

 

자고로 볶음면이라는 것은 좀 아무래도 갖은 양념을 좀 쫙 빨아들여 약간은 건조한 느낌이 들어줘야 하는데..

볶음밥이 질척거린다고 생각하면 어떻게, 이해가 좀 쉬울까?

 

숙주를 너무 익힌 것인지,

양념을 너무 묽게 한 것인지,

면발이 소스를 덜 빨아먹은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볶음면이 아니라 약간 소스에 빠진 부먹 면 느낌이 났다.

 

나는 탕수육도 찍먹하는 사람인데....

볶음면에 양념소스가 이렇게 흥건하다니...

 

이건 태국 카오산로드 길바닥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구!

 

 

그렇게 아쉬운 젓가락질을 하는 동안 벌써 내 차례가 다가왔다.

 

 

"가까운 곳에서 대기하세요"

"입장 준비해주세요"

 

 

 

팟타이를 거의 절반을 남기고...

타이백 사장님께 곧바로 만게츠에 들어가는 나의 모습을 들키고 싶지 않았지만...

너무 맞은편 집이라 다 보셨겠지.

쏜살같이 계산 마무리하고 바로 앞집으로 튀어가는데 몰랐을리가...

 

 

 

 

대기 1시간 20분만에 입성한 가게.

들어와서 놀란 것은 생각보다 아담한 가게의 규모와 그에 비해 너무 많은 종업원 수.

이렇게 쪼끄만한 가게에 이 많은 인원이 일하는데 이렇게 회전이 느리단 말인가...

 

 

한번의 빡침 포인트.

대기번호 순번이 다 되었다고 안내 받고 가게 안으로 들어갔는데, 가게 안에서 또 대기를 한다.

거기까지는 알겠는데 내가 먼저 왔는데 나보다 뒤에 들어온 손님 5~6 팀을 먼저 착석시켰다.

왜?

1인좌석을 배치하기 애매해서 그런건가?

아니 오히려 2인 3인이 배치하기 더 어려운 거 아닌가?

설령 그렇다해도 한두 팀 정도지 대여섯 팀을 우루루 먼저 착석 시키는 건 무슨 경우야?

 

나보다 늦게 들어온 손님 대여섯 팀에게 식탁을 양보(?)한 뒤로 점점 썩어가는 내 표정아니꼬운듯 단단히 끼고 있는 팔짱 자세를 그제서야 본 건지... 가게에 들어선지 10분이 훌쩍 지난 뒤에야 좌석으로 안내를 받았다.

 

좌석 배치에 특별한 점이 있는 것도 아니라 굳이 고민할 이유도 없었던 상황이었는데 왜...

 

과연...

"이미 반절 정도 식사함 + 빡침"을 극복할 수 있는 맛일까.

 

 

앞치마와 물티슈, 여성 손님을 배려한 머리끈.

소소한 배려, 칭찬해~

 

척추위생을 생각하는 허리 쿠션.

아주 칭찬해!!!

(푹신하고 좋았따)

 

자리에 앉으면 보이는 뷰.

 

잘 보면 선반 위에 트레이가 하나 올려져있다.

여기다 라멘을 올려주면 손님이 직접 그 트레이를 들고 자리에 앉아서 먹고, 다 먹은 그릇을 트레이에 정리해서 다시 선반 위로 올려두고 나가면 되는 "종업원 위주"의 서빙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앉은 사람 눈높이에 있는 그릇을 들기 위해서는 자리에서 일어나거나,

쏟을지도 모르는 그릇을 들고 부들부들 거리며 옮기는 수밖에 없는데...

일하는 분들 참 편하고 좋을듯...

 

 

 

나가하마만게츠, 타이가텐푸라, 마츠도

세 군데 주인이 같은가보다.

 

후쿠오카 만게츠 라멘을 본따 부산에 오픈했다고 하는데, 곧 7월에 후쿠오카 여행이 예정되어있으니 한번 진짜 오리지널 만게츠 라멘을 방문해보고 비교를 해봐야겠다.

 

면 삶기도 선택할 수 있다고 하는데,

난 약간 퍼진 면을 좋아하기 때문에 C.(후츠)조금 퍼진듯한 식감을 선택했다.

근데 별로 그렇게 퍼지지 않았다. 그냥 일반적인 라멘집에서 제공하는 정도.

근데 그렇다고 바리카타, 카타, 야와 등 다른 삶기를 선택하기도 좀 애매한 듯 하다.

아무래도 C 가 가장 적당한듯.

 

 

드디어....

약 1시간 30분의 기다림 끝에 겨우 만나게 된 돈코츠라멘...

 

뭔가 단촐하다 싶었는데 숙주가 빠져있구나.

 

 

한국인은 마늘 사랑.

마늘을 으깨서 넣어주자.

근데 잘 안 으깨진다.....

 

마늘을 2알 넣어도 0.5개 분량만 삐져나옴....

이럴 거면 그냥 다진 마늘을 주세여....ㅠㅠ

 

 

마늘을 뿌사넣고나니 나오는 교자.

다시 말하지만 이미 어느정도는 배가 부른 상태였다. (팟타이 2/3 해치움)

 

그치만 왠지 다시 오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에,

칭찬이 자자한 교자만두까지 같이 시켜봤다.

 

중간에 보이는 하얗고 쪼그만한 덩어리 두개는 직접 만든 크림치즈라고 한다.

후식으로 드시라며 나눠주었다.

 

 

 

본격적으로 먹어보자!

 

차슈는 크게 두 덩어리가 들어가 있는데,

기본적으로 저렇게 기름기가 크게 들어가있는 다리살은 별로 안 좋아한다 ㅠㅠ

차슈는 보통 삼겹살로 하지 않나요...

 

국물은 굉장히 뽀얗고 깔끔하다.

확실히 맛있는 집이다.

근데 사실 그렇게 줄을 서야하는지는 의문이 드는 맛이었다.

 

내가 배가 불러서 그랬나?

아니다.

배가 불러도 맛있는 거 먹으면 위는 늘어난다.

위가 그렇게까지 늘어날 생각은 없어보인다.

 

오사카에서 똑같이 1시간 가까이 줄을 서서 이치란 라멘을 맛 보았을때는,

"아, 이래서 라멘 라멘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하게 말해서 만게츠라멘은 그정도 급은 절대 안 되고,

그냥 번화한 상권마다 한둘씩은 있을 법한 정도의 라멘집이다.

맛이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뭐 그렇다고 2시간씩 기다린 시간을 보상받는 그런 맛집도 아니라는 뜻이다.

 

 

빨간 양념이 있는데, 살짝 풀어봤다.

매운 양념인 것 같은데 사실 그렇게 맛있지는 않다.

아무래도 돈코츠라멘이 돼지사골을 육수로 쓰고, 차슈도 기름기가 많다보니 보시다시피 국물 자체에 기름이 많은편이라, 어느 정도 먹다보면 좀 물리는 느낌이 올라온다.

 

그래서 빨간 양념을 첨가해서 약간 칼칼하게 먹어보려 한 것인데,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될 뻔 했다.

 

칼칼하긴 한데 맛있게 매운 맛은 아니고, 따끔거리면서 알싸하게 톡 쏘는 매운 느낌만 강한 고추라고 해야하나...

그런 느낌이라 국물이 더 개운해지거나 시원해지지는 않았다.

 

교자는 참 맛있었다.

직접 빚은 것 같은데 만두피와 물전분으로 만든 튀김옷이 잘 어울렸다.

근데 배불러서 5개 중 2개는 맛보고 3개는 포장했다.

포장이 안 되는 집이라 포장용기가 없었는데, 대신 비닐도 괜찮은지 물어봐서 일반 비닐에 담아서 들고왔다.

안 된다고 했으면 꾸역꾸역 먹던가 버리던가 했어야 했는데, 비닐에 넣어주셔서 감사히 받아들고 집에 와서 잘 먹었다.ㅎㅎ

 

 

배가 부르기도 하고 내 생각과 기대보다는 부족한 맛이라..

면은 반 정도 남기고 만두 3개를 비닐에 포장했다.

 

직접 만들었다는 크림치즈는 굉장히 맛있었다.

우유의 고소함과 풍미가 달콤함과 잘 어우러졌다.

 

그치만 라멘이랑 어울리는 디저트인가는 좀.....ㅎㅎㅎ

 

라멘이 기름기가 많고 약간 느끼하다보니 크림 치즈 보다는 상큼한 버전의 무언가 혹은 시원한 버전의 디저트가 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쬐그만한 아쉬움이 있다.

 

 

 

 

재방문의사

 

글쎄, 나 혼자서는 다시 가지는 않을 것 같고, 남편이나 친구들이 같이 가자고 한다면 한번 정도는 갈만하다.

단, 이번처럼 몇 시간씩 기다릴 순 없고.

집에서 출발하기 전부터 테이블링으로 원격 줄서기를 해두고 일찍 가서 먹고 나온다면 가능할 것 같다.

30분 이상 기다려서 맛 볼 집은 아니다.

 

특히,

서울이나 경기, 전라도 등 먼 타지에서 해운대까지 놀러와서 라멘집 앞에 1시간 2시간 기다리면서 시간 보낼 그런 집은 진짜 절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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